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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적의료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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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청년의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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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가 이 책에 영감을 얻어 의료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는 식으로 광고를 하길래 한번 읽어보니 경영학 서적 특유의 오버는 있지만 의료계가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해 어느정도 비전을 제시해주고 있네요. 물론 의료상황이 막장에 다다른 미국 얘기니까 우리와는 상관없다는 얘기를 하실분도 계시겠지만...

 

지금과 같은 의료전달체계 개념이 사라진다, 더이상 의사직군이 가진 전문성이 사라진다, 공동진료(단순한 consult가 아니라 의사 다수가 동시진료)의 도입, 전문의의 수요는 감소하고, gp수요는 약간 증가.. 간호사를 비롯한 파라메딕들의 입지가 가장 넓어질것... 이런 수많은 변화의 물결을 읽다보면 한번쯤 서늘함을 느끼게 되실거라 봅니다.

 

마트 안에 "요통", "견비통", "비염"... 식으로 특정 제한된 상병의 "치료"만을 담당하는 파라메딕들이 운영하는 clinic이 들어설것이고, 강남에 즐비한 성형공장이나 라식공장, 척추전문병원들도 앞으로는 전문의가 아닌 gp가, gp가 아닌 파라메딕들에 의해 운영될거라는 주장은 무리한것 같다가도 묘한 현실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들의 주장처럼 의료의 모든 서비스 과정들을 전문화하여 분리하고, 모든과정을 표준화 하게 된다면, 치료과정의 비용은 한계점까지 떨어진다는 얘기에서는 더이상 나만의 치료 방법이니 비방이니 하는것들은 중요성을 잃게될거란 생각을 하게 합니다. EBM이 제시하는 이상향이 그런것들이겠죠. 


기술혁신이 의사들의 입지를 좁힌다는것은 흉부외과 전문의의 몰락에서 알수 있습니다. 심장내과의 스텐트, 혈압약, 당뇨약, 스타틴... 이들 혁신덕에 수술을 해야할 환자도 줄어들고, 가슴을 열 필요 없이 스텐트로 간단시술이 가능해졌습니다. 좀더 기술이 발전되면 심장내과의 역시 컴퓨터의 가이드 하에 자동 관류시스템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지도 모릅니다. 한의사 역시 이런 혁신으로 중풍시장을 잃었고, 간편하고 복용하기 쉬운 건강기능식품이 보약을 대체하게 되었지요.. 

 

한편 새로이 개편될 의료체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이 될 진단을 내릴 소수의 전문의들은 천정부지로 몸값이 뛸것이란 예측마저 하게 만드네요. 진단은 서울대병원에서 받고, 치료는 동네 마트안에 열린 간호클리닉에서도 가능해질것이란 얘기니까요. 각종 시술들이 표준화, 간단화 되면서 누구나 할수 있게 된다는 주장은 확실히 설득력이 있습니다.(라식에 대해 지금까지 잘 모르고 있었는데, 대부분의 과정은 기계가 전자동식으로 진행하고 사실 안과의가 하는 역할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여타 시술도 이러한 방식으로 변화될것이라 하는군요. 미국에서는 이미 90일 내 재발시 책임지고 무료 재수술, 이런곳도 있다고 합니다.) 이러고보면 의료계가 2/98로 양극화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진단, 이것이 의사라는 직업의 핵심을 차지하게 된다는 내용에서는 진단기기도 못쓰는 한의사는 도태의 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최근 몇몇 검사기기사용이 개원협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 다수가 무관심을 보이게 된다면, 정말 끝장이 아닐지요.. 그나마 진단이라는 권한이라도 움켜쥐고 있어야 의사로서 권위를 세울수 있지 않을지.. 진단만 정해지면 표준화된 과정을 따라 누구나 치료를 할수 있으니까요. (맥병원 개념을 20년전 책에서 본것 같은데 이제야 실제로 나타나는군요..)

 

틈새시장을 찾아 한의사는 모든 비용을 탕약값에 포함시켜 받고 각종 진단기기, 치료기기를 사용하는 전략을 제시하는 얘기도 솔깃 하네요. (책에서는 심장내과 의사가 조영제기법을 사용하여 영상과 의사만의 노하우를 빌리지 않고도 진료하고 있으며 여기에 드는 비용은 타 치료비용에 포함시켜 받고 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미 그러고 있으니까요. 양방진료에 대한 법적 금지를 탕약이라는 수단으로 에둘러가는것... 그런데 그것이 언제까지 갈수 있을까요? 저자들은 의사라는 전문직의 장벽이 파괴적 혁신으로 인해 산산조각이 날것이라 공언하고 있습니다. 의사들끼리 영역쟁탈은 시작에 불과하고, 각 업종이 이 시장에 뛰어들겁니다. 삼성은 이미 준비중이구요.. 남수가 침뜸쓰겠다는것, 일반인들이 집에서 자가치료하겠다는것... 이런것들도 넓은 시각에서 보면 이런 흐름속에 있는겁니다. 우리는 어떻게 이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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